[fn사설]

대통령·재계 15일 회동… 사전에 '빅딜' 조율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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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로 재계 총수들을 불러 대화를 나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017년 7월에 재계 인사들과 호프 미팅을 가졌다. 그로부터 1년반이 흘렀다. 이번 모임은 타운홀 미팅 형식이다. 역시 참석자들과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려는 대통령의 뜻이 반영됐다. 호프 미팅이든 타운홀 미팅이든 재계와 소통하려는 문 대통령의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만 이번엔 좀 더 실속 있는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대통령 앞에선 누구라도 언행을 조심하게 된다. 그 결과 과거 청와대 회동은 만남을 위한 만남으로 끝나기 일쑤였다. 2017년 회동에서 재계 총수들은 앞다퉈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데 얼마를 풀겠다, 비정규직 몇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이다. 어떻게든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려 애썼다.

호프 미팅 분위기 자체는 화기애애했다. 하지만 이후 정부와 재계는 내내 평행선을 달렸다. 최저임금, 규제완화를 둘러싼 갈등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혁신과 성장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현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런 조건이라면 타운홀 미팅은 실속 없는 호프 미팅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효성 있는 결과물을 내놓으려면 사전조율이 필수다. 우리는 정부와 재계 간 빅딜을 제안한다. 문재인정부는 일자리정부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겠다면 만사 제쳐두고 도와주는 게 맞다. 잔챙이 규제 몇 개를 풀고 생색을 낼 게 아니라 덩어리 규제를 통째로 풀어야 한다. 재계는 현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바꿔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했다. 혁신기업들은 기존 규제를 당분간 유예하는 규제완화특별법 제정의 필요성까지 언급한다. 그 대신 재계는 국내투자를 더 늘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해주기 바란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사례에서 보듯 어느 나라든 일자리는 정권의 최우선 과제다.

규제를 풀면 투자가 늘고, 투자가 늘면 일자리가 생기고 소득이 는다. 단순하지만 틀림없는 공식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일자리의 출발점은 규제완화다. 노영민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을 지내 산업계를 잘 안다. 노 실장과 김수현 정책실장의 사전조율 능력에 기대를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