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강정마을 사태 깊은 유감 … 사면·복권 검토"

해군 국제관함식 참석 후 강정마을 찾아 주민 위로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제주 서귀포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앞바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석해 좌승함(座乘艦)인 상륙함 '일출봉함' 함상에서 심승섭 해군참모총장과 함께 해상 사열을 지켜보며 거수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갈등을 빚어온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을 만나 위로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제주기지 반대시위를 하다 사법처리된 주민들에 대한 사면·복권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주 서귀포 제주기지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석한 뒤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를 찾았다. 제주기지 건설로 아픔을 겪은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목적이다.

문 대통령은 강정마을 주민들을 만나 "국가안보를 위한 일이라고 해도 절차적·민주적 정당성을 지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대통령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면·복권이 남은 과제인데, 사면·복권은 관련된 재판이 모두 확정되어야만 할 수 있다"며 "모두 확정되는 대로 (사면·복권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제주기지 공사 지연에 대한 구상권 청구 소송을 취하한 바 있다. 여기에 사법처리된 주민들을 사면·복권시켜주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적극적인 화해의 움직임을 가져갔다.

문 대통령은 세계 최대 해군기지가 있는 하와이섬과 국내 해군 주요부대가 있는 진해를 예로 들며 주민과 해군의 상생 가능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을 통해 "이제는 과거의 고통, 갈등, 분열의 상처를 씻어내고 미래로 가야 할 때"라며 "관함식에 대해서도 왜 또 상처를 헤집는가라는 비판이 있지만, 관함식을 통해 강정을 세계에 알리고 크루즈 입항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제주기지 건설은 지난 2007년 문 대통령이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있던 시절 추진됐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직접 강정마을 문제를 매듭짓고자 이날 자리를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에서 관함식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견이 거셌음에도 강행하게 된 배경에도 문 대통령의 강한 추진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갈등을 덮어두기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설사 제주 관함식에 가다가 (반대에 막혀) 그냥 돌아오더라도 꼭 참석하려고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강희봉 강정마을회 회장은 "우리 강정마을 주민들이 죄가 있다면 조상 대대로 이어져온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저항했던 것뿐"이라며 "구상권 철회가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의 시작점이었다면 사면·복권은 강정마을 공동체의 완전한 회복을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신속한 추가조치를 촉구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강정마을 주민들 간 간담회는 오후 4시35분께부터 1시간20분간 진행됐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국제관함식에 참석해 국내외 해군 함정들을 해상사열했다. 좌승함인 일출봉함에 오른 문 대통령은 "관함식은 한반도 평화를 알리는 뱃고동소리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을 위한 해군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