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분양 광고 활개… 피해 구제는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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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과장 기준은 광고시점, 대부분 건설사 책임 면제..승소 어렵고 배상규모 작아


#1. 지난 2008년 경기 양주 한 아파트는 초중고교 신설 '학세권' 단지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입주 때까지 학교 설립이 지연됐다. 입주민은 허위·과장 광고를 이유로 건설사와 소송을 진행했으나 법원에서 패소했다.

#2.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분양당첨자들은 지난 2013년 제2공항철도, 문화레저시설 등이 들어설 것이라 분양 광고를 했던 건설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약속된 편의시설 사업이 무산 또는 연기 됐기 때문이었다. 대법원은 수분양자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들은 분양대금의 5%를 받는데 그쳤고 분양계약 해제는 기각됐다.

재건축 전매제한, 보유세 인상 등 부동산 규제로 신규 청약 시장이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과장된 분양 광고만 믿고 청약을 신청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허위·과장 광고 피해가 발생해도 일반적으로 대기업인 건설사와의 소송에서는 승소가 어렵다. 설혹 승소 하더라도 분양액의 극히 일부만 손해 배상을 받을 수 있고 원천적인 계약해지는 어렵기 때문이다.

■소송해도 건설사 이기기 어려워

11일 건설업계, 법조계,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아파트, 상가 등의 허위 과장 광고로 인한 피해의 경우 구제가 쉽지 않은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건설사를 상대로 한 수분양자(입주자)의 허위·과장 광고 소송, 민원이 증가하고 있지만 대법원 판례 등을 보면 손해배상을 받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정향 김예림 변호사는 "법원은 공원이나 경전철이 완공될 것처럼 분양광고를 했으나 입주 시까지 완공되지 않은 경우, 전용 면적 넓이를 거짓으로 광고했을 경우, 수익률 보장을 약속했을 경우 등에 건설사의 허위·과장 광고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면서도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손해배상액은 분양대금의 3~5%에 불과하고 허위·과장 광고로 인해 계약해지를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말했다.

이어 "광고 내용만 믿지 말고 현장을 방문하거나 관할 관청에 문의해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며 "향후 분쟁 발생에 대비해 광고물 등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소송에 가더라도 대형 로펌의 법률적 지원을 받는 건설사를 상대로 승소하는 것은 쉽지 않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예비)입주민 등과 소송을 진행해도 대형 로펌을 끼고 있는 대기업 건설사를 상대로 승소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허위·과장 광고 기준은 광고 시점

아파트 준공 이후 분양 당시 건설사의 광고가 허위·과장 광고로 밝혀졌다 하더라도 피해구제는 쉽지 않다. 법원의 허위·과장 광고를 판단하는 기준이 광고를 집행한 시점을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건설사가 분양광고 당시 전철역, 학교 설립을 홍보했으나 지자체의 사정, 교육청의 승인이 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건설사의 약속 이행 책임이 면제되기 때문이다.
가령 분양광고에 '대형마트(예정)'과 같은 문구가 있다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공정거래 위원회 한 관계자는 "분양 광고의 경우 광고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는 대법원의 판례가 나와 있다"며 "사후적으로 허위·과장 광고로 밝혀지더라도 이에 대해 계약 불이행으로 건설사에 책임을 묻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분양 광고의 문제점은 '선분양 제도'가 초례한 측면이 있다"며 "주택관련 소송과 민원은 사인간의 영역으로 공익추구를 우선해야 하는 공권력을 통해 해결하기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