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전쟁, 오히려 미국산 자동차 위협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통해 보호하겠다던 미국 자동차 수출이 무역전쟁으로 오히려 피해를 입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가운데 상대국의 보복조치를 우려한 미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으며 미국 내 생산시설을 늘리던 외국 자동차 업체들도 투자확대를 재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관세전쟁이 미국산 자동차 수출을 위협하고 있다"며 최근 수년간 미국 내 생산확대를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해온 BMW, 다임러, 볼보 등 외국 자동차 생산기업들이 미중 관세전쟁으로 이같은 전략을 재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BMW는 다임러와 함께 미중 무역전쟁에 특히 취약하다고 WSJ는 지적했다.

양사는 최근 중국과 유럽으로의 자동차 수출과 미국 판매를 늘리기 위해 미국 현지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수천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만일 중국이나 유럽연합(EU) 등이 보복조치로 미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인상할 경우 이들 기업은 비용상승을 자체 감당하거나 자동차 가격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들 기업이 관세인상에 대응해 당장 미국 내 생산공장을 폐쇄하거나 해외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기는 힘들더라도 계획했던 투자확대를 재고할 가능성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벌써부터 BMW가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 라인 일부를 해외로 옮길 예정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포스트앤드쿠리어 등에 따르면 BMW는 중국 합작사인 브릴리언스 오토모티브그룹 홀딩스와의 최근 계약에 따라 중국 내 생산량을 내년까지 연산 52만 대로 늘리는 대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스파탠버그에 있는 공장의 생산량을 줄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BMW 측은 "중국 내 생산을 늘리는 것은 맞지만 미국 내 제조시설을 옮긴다거나 생산량을 줄인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미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무역전쟁 상대국인 중국에서 생산시설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미국 다음으로 큰 중국 전기차 시장이 큰 성장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중국 상하이시 정부는 지난 10일 테슬라가 연간 5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자유무역지대인 린강개발특구에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가 보유한 해외 생산공장 가운데 최대 규모다.

테슬라 대변인은 상하이 공장이 실제 생산을 시작하는데는 앞으로 2년이 걸리고, 연간 5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2~3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년 전 대규모 해외 생산 기지 건립 구상을 밝히긴 했지만 예상보다 그 실행이 빨라진 것은 무역전쟁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테슬라는 중국이 대미 통상보복으로 지난 6일 미국산 자동차에 최고 4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중국에서 판매되는 세단 '모델 S'와 SUV '모델 X'의 가격을 20% 가까이 인상하기로 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