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이사람]

플로리스트 유동혁 디아데벨라 대표 "꽃의 매력에 빠져 '禁男의 직업' 도전"


"남성 플로리스트가 가진 장점을 잘 활용해 꽃이 가진 밝은 기운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어요."

직업에는 귀천도 남녀구별도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아직도 '금남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분야가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플로리스트다. 디아데벨라의 유동혁 대표(사진)는 올해로 6년차 플로리스트다. 꽃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을 당시 남성으로 꽃과 관련된 일을 배우기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지금은 자신의 브랜드인 '디아데벨라'를 만들었다.

유 대표가 처음부터 플로리스트를 꿈꿨던 건 아니다. 그 이전에는 꽃이라고는 여자친구에게 선물할 때만 사본 정도다. 유 대표는 미술대를 나와 편집디자인으로 처음 일을 시작했다. 좋아서 한 일이었지만 틀에 박힌 업무 속에서 회의감이 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플로리스트 케빈 리의 성공 스토리에 대한 내용이었다. 작은 자연물인 꽃 하나가 공간 전체 분위기를 다르게 만들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꼈다. 사람들이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일에 쓰인다는 데도 마음이 갔다.

유 대표는 그 길로 화훼장식기능사 자격증을 땄다. 플라워스쿨인 까사스쿨의 제인 패커 과정도 수료했다. 그의 플로리스트로서 첫 근무지는 신라호텔 웨딩파트의 플라워부티끄였다. 팀원 30명 중 남자는 3명뿐이었다. 큰 작업을 많이 할 수 있어 즐거웠지만 꽃을 섬세하게 만져볼 기회는 많지 않아 아쉬웠다.

신라호텔을 나와 국비지원 자격증반 강사로 취업하면서 꽃 수업에 재미를 붙였다.유 대표는 디자인과 플로리스트가 모두 감각적인 작업이어서 비슷한 점이 많았다고 얘기한다. 대학의 디자인 전공이 플로리스트 일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

명함이나 브랜드 이름 디자인 등 모두 본인이 직접 작업했다. 자신의 브랜드숍을 운영하는 현재와 과거의 달라진 점에 대해 유 대표는 "새벽시장을 돌고 아침에 다시 가게를 열려면 몸이 훨씬 고되다"고 말했다. 그가 플로리스트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남성 플로리스트는 많지 않았다. 유 대표는 "당시엔 포털에서 검색해보면 남성 플로리스트는 3~4명 정도 나올까 말까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이 달라졌다. 단순히 플로리스트 일을 하는 남성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유 대표가 운영하는 플라워 클래스에도 남성들이 찾아온다. 기념일엔 여자친구의 꽃을 직접 만들어 선물해주기도하고 취미생활로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다.
'남성 플로리스트'로 확실히 각인이 되니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도 생겼다.

유 대표는 꽃이 가진 밝은 기운이 남성들에게도 어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꽃은 보통 좋은 일에 선물하거나 밝은 일에 사용되는데, 사연을 듣고 그 기운을 받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며 웃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