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개헌 시위 당긴 文대통령 "발의권 행사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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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자문특위 文대통령에게 초안 보고
"이번에 개헌해야 대통령과 지방정부 임기 같이 출범시킬 수 있어" 
행정수도 이전 등 근거 마련
기본권 주체 손질 
대통령과 사법기관, 국회 권력남용 견제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초청 오찬에서 정해구 위원장(오른쪽)으로부터 국민헌법자문특위의 헌법 초안을 전달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국회의 개헌 발의를 촉구할 것이나 국회가 이 마지막 계기까지 놓친다면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개헌 발의권을 행사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6·13 지방선거에서 개헌안 국민투표를 동시에 부치려면 개헌안 공고와 국회 의결 등의 일정을 고려할 때 대통령 개헌 발의 시점은 늦어도 이달 21일이다. 개헌안 초안은 만들어진 상태다. 최종 발의만 남았다. '6월 개헌'을 위한 시위는 이미 당겨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로부터 대통령 발의 개헌안 초안을 보고받으며 6월 개헌의 불가피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개헌을 해야 대통령과 지방정부의 임기를 함께 출범시키고, 총선은 중간평가를 하게 되는 정치체제가 마련된다. 지금이 바로 개헌의 적기"라며 정치권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현재 청와대와 자문특위는 초안 원문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대통령 4년 연임제 채택 △수도조항 명문화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5·18 민주화운동 등의 헌법 전문(前文) 포함 △사법 민주주의 개념 추가 및 대법원장 인사권 축소 △국회의원 소환제 △기본권 주체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대통령과 사법기관·국회의원의 권력 남용과 집중을 방지하기 위한 몇 가지 장치들을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을 국가 최고 지도자로 규정한 현행 헌법의 '국가원수' 표현(1972년 유신헌법 때 처음 명기)을 삭제하고 감사원을 대통령 직속에서 독립 헌법기구로 분리하도록 한 점, 국회의원 소환제와 국민 발안제를 추가해 직접 민주주의 요소를 한층 강화한 점 등이다. 국회의원 소환제는 국민이 부적격한 국회의원을 임기 중 소환해 투표로 파면할 수 있게 한 제도다.

또 '사법 민주주의' 라는 개념을 포함시켜 국민참여재판 등 국민이 재판에 참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관료적 법관에 의한 독점적 재판권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수도조항 신설은 과거 한 차례 좌절됐던 행정수도 이전의 근거가 될 전망이다. 참여정부 당시인 2004년 헌법재판소는 수도 이전에 대한 헌법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서울이 대한민국의 수도라는 관습헌법을 제시하며 신행정수도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헌법 정신의 기반이 되는 헌법 전문에 담길 역사적 사건으로는 기존의 3·1운동과 4·19 민주이념 외에 5·18 민주화운동, 부마 민주항쟁, 6·10 민주항쟁 이 세 가지 항쟁이 추가될 전망이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끈 촛불집회·촛불혁명은 지나치게 현재 시점과 가까워 역사적 평가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초안엔 포함되지 않았다.

기본권의 주체는 현재는 '국민'으로 규정돼 있으나 조항에 따라 탄력적으로 '사람'으로 확대했다. 외국인 노동자와 그 자녀, 이주여성 등 다문화시대에 걸맞게 기본권 주체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자문특위의 보고를 받은 후 "4년 대통령 중임제 추진은 저에겐 적용되지 않고 차기 대통령부터 적용한다는 것인데 이 개헌이 무슨 정치적 이득이 있을 것이라는 오해들이 있고, 실제 그렇게 호도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헌법 부칙을 통해 '시행시점'을 분명히 해 달라"고 주문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