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한반도 지진]

"한반도 5.0 이하의 지진 잦아진다" fn지진포럼이 경고한 위험 현실화

지령 5000호 이벤트

2016년 한국형 대응체제 주장
오는 3월20일 대구서 2회 포럼, 정부도 부처합동 TF 구성키로

파이낸셜뉴스와 부산파이낸셜뉴스 주최 2016 fn 긴급진단포럼이 '한국형 지진대응체계 구축 시급하다'를 주제로 지난 2016년 4월 부산 BIFC홀에서 열린 가운데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지난 2016년 9월 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대형지진이 발생한 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위기의식이 확산됐다. 이에 발맞춰 파이낸셜뉴스는 경주지진이 발생한 지 3개월여 뒤인 11월 4일 일본 등 지진연구 선진국 등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형 지진관련 대책을 세우기 위해 '한국형 지진 대응체제 구축 시급하다'를 주제로 2016 fn 긴급진단포럼을 개최했다.

당시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심도 있는 조언을 쏟아냈다. 경주지진은 동일본대지진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쳐 한반도 지형을 바꿔놨기 때문에 발생했으며 앞으로도 한반도에 규모 5.0 이하 중소규모 지진이 잦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규모 6.0 이상의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15일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8㎞ 지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해 많은 피해를 냈고, 최근에도 규모 4.6의 여진이 발생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해법을 강구하고자 본지는 오는 3월 20일 대구에서 정부, 지자체, 전문가, 학회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한국형 지진 안전체계를 수립하는 대규모 지진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지진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진단, 정부와 지자체의 종합적 지진대책 등이 발표된다.

■한반도 지진, 日보다 피해 더 크다

2016 긴급진단 포럼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지진관련 학자들과 건축공학자 등 전문가들이 일제히 지표면에서 가까운 곳에서 지진이 발생하는 한국 지진의 특성을 지적하면서 피해 규모가 해외의 지진보다 클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특히 원전과 정밀 산업단지, 고층건물이 밀집해 있어 건물의 내진설계를 종합적으로 재점검하는 것은 물론 낮은 건물에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한국 지진의 특성에 따라 내진설계 기준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사하라 준조 도쿄대 명예교수는 "경주와 울산에서 발생한 지진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으로 발생했다"며 "400여년 전 울산, 양양 등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적도 있는 만큼 한반도에서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지진은 전조도 없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한국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한반도 지진의 특성은 일본 지진보다 진원(지구 내부의 지진 최초 발생지역)과 지표 거리가 매우 가깝기 때문에 같은 규모의 지진이라면 피해는 한국이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으며 100명 이상의 인명피해와 3만곳 이상의 공공.사유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진 피해예방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유인창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에선 영남 지방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데 중앙정부가 아닌 관련 지역자치단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조기경보 시스템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지진에 관한 연구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한반도 지질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를 위한 조사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지진대책 마련에 총력

정부에서도 지진 피해 수습.복구 대처 과정에서 얻은 시사점을 교훈으로 삼아 개선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진방재개선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는 내달까지 부처 합동으로 '지진방재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지진방재 개선 TF'에서는 지진 대응 과정에서 제기된 실내구호소 운영, 이재민 관리, 안전점검체계 등 제도개선 사항 및 지진 관련 법령 정비뿐 아니라, 재난 대응 조직.인력까지 검토해 종합적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이를 법정 계획인 '제2차 지진방재종합계획'(2018~2022년)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행안부는 내진설계 의무대상 건축물을 모든 주택과 연면적 200㎡ 이상으로 확대하고, 기존 공공시설물의 내진보강을 위한 투자규모도 확대했다. 실제 지진발생 시에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지진대피훈련도 하고 있다.

지진 조기경보 전달체계와 지진대피소를 정비했다. 경주 지진발생 당시 행안부와 기상청으로 이원화돼 있던 긴급재난문자(CBS) 송출체계를 기상청으로 일원화했다. 지진대피소 위치를 명확히 하기 위해 옥외대피소 8155개소, 실내구호소 2489개소를 구분해 지정하고 네이버.다음 지도 및 티맵 등에 수록해 대피소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민간 소유 건축물에 대한 내진보강을 권장하기 위해 내진설계를 적용한 건축물에 지방세(재산세.취득세) 감면율을 확대하고 국세(소득세) 세액공제를 신설했다. 또 건폐율.용적률을 10%까지 완화할 수 있도록 하고, 건축물대장에 내진설계를 표시하토록 했다.

전국 단위의 대대적인 단층조사도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국에 대한 단층조사를 위해 원자력안전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동으로 지진단층조사 기획연구를 했다.
지진매뉴얼 정비와 전문인력 양성사업도 추진 중이다. 내진공학.지진학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실무활용형 인재 양성을 위해 5개 대학교를 지진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선정해 협약을 했다. 또 범정부 지진 대응역량 강화를 위해 중앙부처 및 지자체의 조직과 전문인력(102명)을 보강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