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부동산에 또 단속카드, 구태의연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강남 등의 집값 폭등을 막기 위한 범정부 대책을 내놨다.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모든 과열지역을 대상으로 무기한 초고강도 현장단속을 벌이는 게 핵심이다. 점검반에는 부동산 특별사법 경찰을 투입해 시장교란 행위를 강력 단속한다. 국세청도 탈세 행위에 대한 강도 높은 자금출처 조사에 나선다.

정부가 특정 지역 아파트 시장을 겨냥해 무기한 단속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 배경에는 강남 아파트의 과열이 투기세력 때문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새해 첫주 전국 아파트값은 평균 0.02%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0.69%나 뛰어 서울 전체 상승률의 배가 넘는다.

강남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배경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때문이다. 재건축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남권은 조합원 지위 양도와 전매 금지로 공급물량이 감소한 데다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매물도 쑥 들어갔다. 다주택자들은 지방의 집은 팔고 강남의 '똑똑한 한 채'는 그대로 둔다. 그러잖아도 부동산시장의 블루칩인 강남은 항상 공급보다 수요가 넘치는 지역이다. 자사고와 외고 신입생 우선 선발권을 폐지키로 하면서 강남권 학군 수요도 늘었다.

정부는 다주택자 돈줄을 묶는 새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이달 말부터 적용한다. 4월부터는 다주택자에게 무거운 양도세까지 매긴다. 정부는 여차하면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인상 카드까지 꺼내들 모양새다. 하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근본 원인인 수요 불일치는 놔둔 채 어설픈 규제만 꺼내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

물론 투기 때문에 집값이 과열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보유세까지 올려가며 투기를 막겠다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자칫 국민들의 조세저항을 부를 수 있다. 작년 8.2대책 이후 정부가 여러번 대책을 내놨지만 부동산시장은 거꾸로 간다. 정부의 예측과 시장 반응이 엇박자가 자꾸 난다면 어디가 문제인지 돌아봐야 한다. 단속만으로는 집값을 잡지 못한다. 이미 시행착오를 겪었다.
노무현정부는 대대적 세무조사와 세금 폭탄까지 동원했지만 버블세븐, 강남불패의 역설을 낳았다. 지금 문재인정부가 그때를 닮아가는 듯하다.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