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혼란]

가상화폐거래소 집단 반발 조짐 "음성·지하화 되면 금융위 책임"

블록체인協 26일 출범..협회차원서 대응 준비

시중은행이 가상화폐의 실명확인 계좌 도입 여부를 놓고 혼선을 빚자 가상화폐거래소가 가입된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금융위원회가 가상화폐거래소와 은행연합회, 금융감독원이 협의한 자율규제안을 파기하고 시장을 혼란으로 몰고 있다며 향후 가상화폐가 음성화·지하화되면 이 책임은 금융위가 져야 한다고 격분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는 정확한 내용과 경위를 파악하고 내주 공동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를 앞둔 가상화폐거래소는 당혹한 표정이 역력하지만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기본 입장만 내놨다. 블록체인 기술을 산업에 적용하려는 정보기술(IT) 업계는 블록체인 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큰 불똥은 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력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관계자는 12일 "신한은행으로부터 가상화폐(암호화폐) 실명확인계좌 도입 시기를 늦춘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정부 규제 및 은행권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으며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가상화폐거래소 업계는 정부의 규제 당사자로 당분간 조용히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거래소인 업비트도 기업은행과 거래 중으로 아직 해당 사항은 없어 특별한 입장이 없다. 정부의 정책을 충실히 따르겠다는 반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고강도 규제를 하면 거래소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느냐"며 "현재로선 지켜보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 대해서는 오는 26일 공식 출범하는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가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자율규제안은 투자자의 안전성·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와 몇 달간 준비한 것"이라면서 "금융위원회가 은행을 어떻게 압박했는지 확인하고, 이르면 15일 공동 입장문을 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록체인 기술을 몇 년 전부터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한 IT기업들은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가 블록체인 기술산업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모델 중 하나로, 정부가 규제하는 것은 블록체인 기술이 아니라 가상화폐"라며 "블록체인 기술·산업 발전과는 크게 상관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가 과도하다고 비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네이버 창립멤버 출신인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새로운 기술에 의한 서비스가 나오고 부작용이 생기면 한국은 중국식으로 생각하고 통제하고 조치하려고 한다"며 "이는 관료제, 통제사회 역사의 영향"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